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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립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경험을 했고 경험치를 쌓았습니다.

그중에 특이한 경험을 올리겠습니다.

1년쯤 전 2021년 5월경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아침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난 음성 문자가 올지 알았는데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고,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증상이 가벼운 감기? 그런 느낌이었는데 막상 확진이라고 통보를 받으니 참 황당했습니다.

다행히 지난 몇일 동안 아내의 충고로 조심해서 그런지 가족들은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얼마 전에 모두 확진되어 고생을 했지만 1년 전에는 확진자는 10일, 밀접접촉자는 14일을 격리했으니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일단 첫날... 보건소에서 전화를 받고 작은 방에 자가 격리되었습니다.

아내가 밥도 따로 챙겨주고 디저트도 챙겨주었습니다.

당시에 기억으로는 정말 증상이 거의 없어서 뭔가 착오가 있는 건 아닐지 의심까지 했었습니다.

정확히 확진 13일 전에 얀센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더욱이 의심이 되어서 몇 번을 되물어보고 했지만 보건소에서는 14일이 되지 않았으니 항체가 생기지 않은 거 같다는 얘기만 되풀이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확진이 되었고, 일단 며칠 동안의 동선과 카드결제 내역 등 필요하다는 정보를 추가적으로 보건소 측에 알려줬습니다.

아침에 통화했을 때만 해도 금방 격리시설로 데리고 갈 거 같더니 결국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지금 데리러 갈 테니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준비는 간단했습니다. 가져가면 다시는 가져올 수 없으니 한번 쓰고 버릴 정도의 옷과 물품을 챙기라고 했고, 휴대전화를 꼭 챙기라고 했습니다. 어린이날 기념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한 레고 76191 인피니티 건틀렛을 가져가서 조립을 해볼까 살짝 고민을 했지만 내려놓았습니다.

그래서 변변한 가방도 못 가져 나오고 커다란 비닐 가방에 갈아입을 옷과 수건 등을 챙겨서 기다리니 전화가 왔고, 밖으로 나오면 차가 올 테니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차에 올라타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떤 차가 오냐고 물었더니 엠블란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이상한 차림으로 아파트 입구에서 대기하다가 엠블런스에 올라탔습니다. 엠블런스는 처음 타봤는데 좀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제가 떠나고 나서 방역을 하러 몇 명의 사람들이 흰 전신 방역복을 입고 우리 집과 차를 소독하고 가셨다더라고요.

올라탔더니 혼자가 아니라 저와 비슷한 상황의 확진자가 몇 분 더 타고 있었고, 지금 한두 분을 더 모시고 격리시설로 이동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엠블런스에 타고 한두 명을 더 태워서 8명 정도 되는 인원이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휴대전화가 울려서 전화를 받으니 앞 좌석에 타신 분이었고 내게 휴대폰을 스피커 상태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스피커 상태로 했고 앞 좌석에 계신 분은 안내를 해줬습니다.

우리는 일단 일산 킨텍스 쪽에 있는 임시 시설로 가게 되고 거기는 카라반인데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진짜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드랍쉽에 타고 있던 마린을 드롭하듯이 일산에 커다란 카라반 캠핑장에서 한 명씩 드롭을 시켜줬습니다.

카라반에서 잠을 자본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첫 경험을 하게 되네요.

내부는 생각보다 깨끗했고, 다음에 가족들이랑 카라반 캠핑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시설이었습니다.

몇 시간 단위로 산소포화도와 혈압 체온을 체크해서 휴대폰으로 전송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식사를 하게 되는데 도시락을 카라반 앞 테이블에 놓고 가시면 그때 잠깐 나와 수령하고 카라반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먹고 또 밖으로 쓰레기를 내놓으면 수거해가는 절차였습니다.

조금 을씨년스럽긴 했지만 그냥저냥 먹을만한 저녁식사였다.

그리고 그때쯤 처음으로 머리가 좀 아프기 시작했는데 이 두통이 코로나19의 유일한 증상이라면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통은 거의 일주일 간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카톡으로 두통 증상이 있다고 약을 달라고 하니 아까 도시락처럼 테이블 위 종이컵에 약을 몇 알 두고 갔는데 보면 종합감기약입니다.

다음날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시작했고, 아침식사가 변변치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아내가 싸준 컵라면을 하나 꺼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니 전화가 와서 이동을 해야 된다고 안내를 받고, 이제는 드랍쉽에 타듯이 한 명 한 명 다시 엠블란스에 탔습니다.

그리고 일이십 분을 달리다 전화가 와서 받으니 엠블란스 앞 좌석에 앉으신 분인데 또 휴대폰을 스피커 상태로 해달라고 하더군요. 왜 항상 나에게 전화를 주셔서 이런 전달을 하시는지는 지금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좀 황당하고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는데..

엠블란스에 탄 사람이 아마도 8명쯤 된 거 같은데 안내하시기를 저와 누구누구 이렇게 두 명인가 세명인가의 이름을 호명하시고 이분들이 이제 좀 있으면 도착하는 일산 쪽 격리시설에서 내리시는데 이름을 호명하지 않으신 분들은 절대 내리시면 안 된다고 하시며 나머지 분들은 이천 쪽 격리시설로 가시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통보를 하시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저는 집이 고양시니 그때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돌아올 때도 누가 마중 나오거나 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천으로 갔으면 진짜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그렇게 격리시설에 도착하게 되고 무인 검역시스템으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따라서 검역을 하고 입소를 했습니다.

삼성 글로벌 캠퍼스?라는 곳이었는데 이런 곳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고, 지금 생각해봐도 경치랑 시설은 좋았습니다.

좀비 영화 같은 곳에서나 나올 법한 약간 어두운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엠블런스를 내려서부터 격리가 해제되는 순간까지 사람을 한 명도 한 번도 마주치거나 멀리 서라도 보지를 못하게 됩니다. 이게 참 특이하고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침대가 2개인데 안내받기는 2인 1실로 쓸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도 마칠 때까지 1인 1실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큰 봉투 두 개가 있고 쓰레기통 같은 게 하나 있었는데 쓰레기 통을 보면 진짜 완전 내가 얼마나 엄청난 병균에 감염이 된 건지 느끼게 된다.

열어보니 격리기간 동안 사용할 생필품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게 에그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8일 정도를 보내게 됩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챙겨주시는데 안내 방송을 듣고 문을 열면 앞에 도시락이 놓여 있었습니다.

밥은 먹을만 했습니다.

그리고 약이 필요하면 약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지급해 주었습니다.

하루에 3번 계속 산소포화도와 혈압, 체온을 앱을 다운로드하여서 입력했습니다. 입력하지 않으면 연락이 따로 오더라고요.

그렇게 약 일주일 정도를 보내니 퇴소 준비를 하라고 하면서 쿠팡이나 택배로 퇴소 시 입고 나갈 옷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입었던 옷은 모두 소각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휴대전화를 제외하고는 가지고 오셨던 모든 것을 놓고 가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보내니 시간은 잘 가고 두통만 아니었으면 살만 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퇴소를 했습니다.

사용했던 방을 정리하고 인증샷을 찍어서 원격으로 점검을 받습니다.

다시 또 어두운 복도를 지나서 무인 검역소에 도착을 하면 방송으로 안내를 해줍니다.

소지 물품들을 검사하고 검역을 하는데 지금 보면 헛점이 좀 많아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같은 것을 챙겨 왔어도 됐을 거 같다.

대중교통이 원활한 곳이 아니라 어떻게 집으로 가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마침 입구로 걸어 나오는데 마을버스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고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를 했습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버스를 놓쳤으면 정말 오래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집으로 도착을 하니 얼마나 살 거 같던지 참 힘들었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유증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발톱의 색? 발톱 밑의 살색이 좀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괜찮아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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